1조 5천억 벌고 법인세 0원, 맥쿼리 실소유주는?

작성 2016년 3월 16일 / 수정 2016년 8월 30일 10: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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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부산에 처음으로 차를 가지고 여행을 할 때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터널을 지나가는데 동전이 없어 직원을 애타게 찾았지만, 새벽이라 아무도 없어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 차 뒤로 오셨던 모르는 분이 선뜻 동전을 주셔서 겨우겨우 빠져나왔습니다. 동전을 제대로 못 넣어 차 문 열고 나와 다시 넣기는 했지만….

 

부산에는 유독 유료도로가 많습니다. ‘광안대교, 을숙도대교, 백양터널,수정산터널,부산항대교’ 모두 돈을 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전국 24개 유료도로 중 부산시가 5개로 1위입니다. 그런데 지난 9월부터 부산 백양터널과 수정산 터널은 기존 경차 400원에서 500원으로, 소형 800원에서 900원으로, 대형 1100원에서 1400원으로 요금을 인상했습니다.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 요금을 인상한다는 발표가 나자, 새정치연합 부산시당 김영춘 위원장과 지역 위원장들은 터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왜 터널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을까요?

 

‘적자라서 요금인상? 알고 보니 이자 내느라’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된 터널입니다.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은 각각 25년의 운영 기간과 최소수입 90%를 보장받았습니다. 이 두 터널 운영권자는 백양터널(유)과 수정산터널(주) 입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용자회사’ (이하 맥쿼리인프라)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이 요금인상을 하는 이유는 적자 때문입니다. 하지만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백양터널은 345억 원, 수정산터널은 983억 원의 보전금이 지원됐습니다. 특히 수정산터널은 MRG(최소수입보장률) 미달로만 7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수백억 원의 보전금을 받고도 왜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은 요금을 인상했을까요? 이유는 맥쿼리인프라에 지급된 이자 때문이었습니다.

 

 

수정산터널의 사업실적을 보면 부산시 보조금 954억 원을 포함 총 2,088억 원의 영업수익 중 이자 지급액만 1,065억 원이었습니다. 수익의 반 이상이 이자로 지출됩니다. 그것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맥쿼리가 가져가는 것입니다.

 

백양터널은 통행료 수입은 185억 원인데, 이자비용이 242억으로 통행료 수입 전액으로도 이자를 감당할 수 없고, 오히려 57억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백양산터널과 수정산 터널의 차입금 대비 이자율은 각각 19.3%와 14.1%로 시중 금리의 4~5배에 해당합니다.

 

지분 100%를 보유한 맥쿼리인프라는 수정산터널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로만 1,065억원을 챙겼습니다. 터널조성에 소요된 사업비가 1,282억 원이었는데 맥쿼리인프라는 사업비의 90% 이상을 이자로 챙긴 셈입니다.

 

‘맥쿼리 이자수익 1조 5천억, 법인세는 0원’

 

맥쿼리인프라는 민간투자 사업을 하면서 1조7천 800억 원의 운용이익을 얻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마창대교 (이율 20%), 인천대교 (이율 12%), 서울지하철 9호선 (이율 15%) 등 민자사업장 11곳에 9%가 넘는 이자율로 돈을 빌려줬으며, 이자수익만 1조 5천 400억 원으로 전체 수익의 8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행세법은 지배회사가 피지배 회사에 20%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세법상 이자율 한도는 9%입니다. 이미 맥쿼리인프라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버젓이 고금리로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1조 1,67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법인세는 0원이었습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맥쿼리인프라가 지분을 가진 곳은 이자수익을 내느라 적자라 배당금이 없었고, 맥쿼리인프라는 배당을 90% 이상 해버리기 때문에 법인세를 내지 않습니다. 즉 회사에 이익을 남겨두지 않고 모두 돈을 나눠주고 있어 법인세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법인세율 22%만 계산해도 맥쿼리는 현재 수천억 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맥쿼리인프라에 제대로 법인세를 받았어도, 노령연금, 무상급식, 청년 일자리, 복지 등 엄청나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맥쿼리 주인은 외국인?’

 

맥쿼리인프라가 호주 인프라그룹 때문에 외국 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짜 맥쿼리의 주인이 외국인인지 지분을 조사해봤습니다.

 

 

맥쿼리의 주주현황을 보면 군인공제회(11.8%), 신한금융그룹(11.2%), 대한생명(7.2%) 등 국내 기관투자자가 61.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는 20.8%이고, 외국인 지분은 17.6%입니다. 호주맥쿼리의 지분은 3.8%에 불과했습니다.(2011년 기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61.7%를 보유하고 있으며 법인세를 내지 않고, 고금리 돈놀이를 한다는 자체가 이상합니다. 왜 정부는 이런 불법을 묵과하고 있을까요?

 

 

국내 알짜배기 민간투자사업에 맥쿼리인프라가 들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로비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치권과 지자체가 왜 맥쿼리인프라를 선택해 막대한 이익을 보전해줬는지 그 계약 관계의 혜택은 없었는지 따져 볼 필요도 있습니다.

 

20%의 고금리로 돈놀이를 하고 있는 투기성 자본이 국내 공공 시설을 지배하며 이익을 벌고 있지만, 그들을 막아낼 수 없는 부조리한 시스템을 우리는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 뒤에는 이 모든 것을 막아주고 이익을 챙기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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